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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Temple/Lisboa & Porto

[리스본 1일차] 리스본 대성당 (Sé de Lisboa)

by 마하로바 레이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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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유적지이기에 들어가는 입구나 거리가 휘황찬란할 줄 알았지만, 약 800년의 세월을 역사로 가지고 있어서 인지 의외로 오르막길 모퉁이에 소박하게 자리해 있었다. 음료를 파는 작은 노점상 카트 몇 개와 관광지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구걸하는 걸인 한 분이 있었을 뿐, 막 혼잡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요런 느낌이다. 리스본 대성당 2층에 올라가 찍은 리스본 전경. 아래 보이는 몇 개의 작은 상점과 손님들을 기다리는 툭툭 들을 볼 수 있다. 

저런 문을 통해 들어 가면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공식 홈페이지 가격은 성인 5유로, 7~12세는 3유로, 6세 이하는 무료 입장이다. 리스보아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20% 를 할인해 준다. (공짜가 아니다.. 공짜가 아니라구)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슬슬 걸어 올 수 있는 거리이긴 하나 이외에는 737번 버스 혹은 28번 트램을 타고 올 수 있다. 

 

포르투갈 최초의 왕인 알폰소 엔리케가 무어인들로부터 리스본을 탈환한 이후 1147년부터 건설이 시작된 리스본의 가장 오래된 교회라고 한다. 오래된 모스크 부지에서 세워지기 시작하여 13세기 초 완공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긴 시간 동안 지어졌기에 또한 리스본 대지진의 복구로 인해 로마네스크 양식부터 고딕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되었다고 한다. (요새를 기반하였기에 개방된 창문이 별로 없다라는 말을 언뜻 들은 것 같기도..)

 

 입장하자 눈에 보이는 것은 chancel 이라 불리는 곳. 1755년 대지진 후 복구되었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멀리 보이는 그림은 José Inácio Sampaio의 1825년 작품 인 "성모의 승천"을 묘사한 그림이라 한다. 

셜록 현준 선생님이었다면.. 어디는 로마네스크 양식, 어디는 바로크 양식, 어디는 고딕 양식.. 뭐 이렇게 설명을 해주셨으리라. 하지만, 건축에 문외한인 나는 그냥 화려함과 세월의 무게에 압도당할 수 밖에 없었다. 

 

스테인드 글라스 들... 천주교 신자면 알 수 있을 지 모를 성인들의 이야기겠지만, 기독교 신자인 나는 누구의 이야기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찾아 보니 리스본의 대표 성인인 성 빈센트와 성 안토니 (Saint Vincent and Saint Anthony) 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Chapel of Bartholomew Joanes 라는 곳. Cristóvão de Figueiredo 및 Garcia Fernandes 가 그려낸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린 르네상스 식의 그림과 함께 바르톨로뮤 조안스의  무덤이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져 안치되어  있다. 중세 리스본의 부르주아 중 한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호스피스가 세워져야 한다 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The deambulatory and the radiant chapels 이라고 하는 곳인데 회랑처럼 걸어다닐 수 있는 예배당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아마 성당 건축 양식을 공부하게 되면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듯.. 알폰소 4세와 주앙 1세의 치세에 고딕 양식으로 덧붙여 지어진 곳으로 뾰족한 천장과 9개의 방사형 예배당(성령, 프랑스의 페냐 데 프랑사 성모님, 성 안나, 성 메리 메이저, 성 일데폰소, 성 코스마스와 성 다미안, 자비의 성모님, 성 세바스티안, 성 비센테)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성 코스마스와 성 다미안 예배당의 경우 14세기 고딕 양식의 웅장한 무덤 두 개에 알폰소 4세의 동료인 Lopo Fernandes Pacheco와 그의 두 번째 아내 Maria Vilalobos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고 (첫 번째 아내는...?) 아랍계 쌍둥이 형제인 성 코스마스와 성 다미안의 나무로 된 컬러풀한 조각이 있다.   

1층에 자리한 대성당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전시물과 여러 성인들 혹은 위인들의 무덤을 뒤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저러한 광경을 보게 된다. 1952년에 지어진 성가대 석이라고 하는데, 아주 큰 파이프 오르간과 함께 리스본 대성당의 상징 중 하나인 두 개의 웅장한 탑 사이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외관을 장식하는 거대하고 멋진 장미 모양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구경할 수 있다. 

1930년대 리카르도 레오네 공장에서 제작된 현재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은 1755년 지진 후 파괴된 고대 장미창의 여러 조각을 재구성한 것을 기반으로 구세주의 그리스도 중심의 12사도를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가운데는 당연히 예수님일 텐데 나머지 12 사도들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 촬영이 허가되지 않아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었지만 성자 안나와 어린 성모 마리아의 멋진 조각상과 더블 플레이트가 달린 총대주교 십자가 등이 보관되어 있는 총대주교의 탈의실에서 볼 수 있다. 색이 바랬지만 그 당시에는 무척 화려했을 주교의 의복과 리스본의 주교 관구를 대표하는 일곱 개의 모자, 교회의 두 기둥인 성 베드로와 성 바울의 17세기 조각품, 여러 유화 및 라틴어로 적혀 있는 성가곡의 악보 등을 볼 수 있었다. 

 

또다른 제한 구역인 방문객 출입이 제한된 성구실 (Sacristy) 에는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제작된 신전, Arrábida의 대리석 찬장, 돌 세면대, 조각가 António Vaz de Castro의 성목과 자카란다 상자, Pedro Alexandrino de Carvalho의 네 장의 캔버스, 부활절 목요일과 금요일의 Tenebrae 축제에서 사용된 샹들리에 및 성 이사벨, 성 요한 신, 성 다마수스, 성 안토니오, 성 엔그레이스, 성 베리시무스와 같은 여러 포르투갈 성인 조각 등 여러 점이 보관되어 있다. 이 곳은 1755년 지진으로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은 대성당 내부의 한 곳이었으며 일부 석고만 파손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성자의 유해를 저렇게까지 보관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예전 진신사리를 모아 두었다는 싱가포르의 절을 생각해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생각하는 것은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상당히 큰 인상을 주는 곳이다. 슬쩍 슬쩍 보더라도 수백 년의 역사가 이 곳 저 곳 묻어 있음이 느껴진다. 리스보아 카드로 할인만 되는 곳이라 스쳐 지나가지 마시고 꼭 시간을 할애해서 둘러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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